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사진)가 차량 출시 7년10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 국내 최초 ‘럭셔리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뒤 뛰어난 품질 경쟁력과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는 지난달까지 글로벌 시장 누적 판매량이 100만8804대(국내 69만177대, 해외 31만8627대)로 집계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처음 출시된 2015년 11월 이후 7년10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과 경쟁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다. 2015년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초기 기획부터 인재 영입, 조직 개편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했다.
업계에선 제네시스의 성공 비결로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과 우수한 성능을 꼽는다. 제네시스 차량은 미국과 유럽, 중국, 중동, 호주 등 17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2020년 4개 차종에 불과했던 제네시스 라인업은 세단 5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전기차 3종 등 총 10종으로 늘어났다.
제네시스의 역사는 2015년 출시된 G9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G70·G80·GV70·GV80 등이 연이어 출격했다. 2020년엔 글로벌 시장에서 13만2450대 팔리며 연간 판매 10만 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성장세는 계속 이어졌다. 2021년(20만1415대), 2022년(21만5128대)에 이어 올해는 지난달까지 15만4035대 팔렸다.
가장 인기를 끈 차량은 2016년 출시된 G80이다. 전동화 모델을 포함하면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40%에 육박하는 39만738대가 팔렸다.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과 도심형 럭셔리 중형 SUV GV70도 각각 17만3882대, 16만96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급증하는 전동화 수요를 겨냥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이후 출시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2025년 완공 예정인 신공장에서도 신규 플랫폼이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