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곳에 인공지능(AI) 기술로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AI 스피커를 활용해 고립 생활을 하는 고령자에게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TV 시청 패턴을 분석해 고령자 안전을 관리하는 사회공헌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중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 지역 내 고독사 위험이 높은 중·장년층 1000여 명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음성 인식이 가능한 AI 스피커다. 이 스피커는 평상시 고령자와 대화하며 음악·뉴스·기상예보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치매 예방을 돕는다. 스피커 사용 패턴이 급변하거나 어르신 말투가 어눌해지면 SK텔레콤과 행복커넥트가 구축한 24시간 통합관제시스템이 안부를 확인한다.
SK텔레콤은 2019년 4월부터 AI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25년까지 AI 기반 안부 확인 전화 서비스와 돌봄 서비스를 25만 가구에 보급하는 게 목표다. 지난 1분기 기준 1만8000여 가구가 이 서비스의 도움을 받았다. 위급 상황에서 이 서비스로 현장 구조가 이뤄진 경우도 500건이 넘는다. 회사 관계자는 “고독사 예방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정서 안정과 즐거움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T도 AI 돌봄 서비스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전남 진도군 70가구를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지니TV 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서비스와 다른 점은 인터넷TV(IPTV)와 연동된 AI가 TV 시청 정보를 분석한다는 점이다. TV가 장시간 꺼져 있거나 같은 채널만 시청할 때 보건소나 보호자에게 상황을 알려준다.
LG유플러스는 AI 기술을 적용한 실내용 레이더인 ‘스마트레이더’로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지난달엔 서울 동대문구 내 공중화장실에 스마트레이더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레이더를 화장실 두 곳에서 6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설치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 레이더는 화장실에서 쓰러지는 사람이 나오는 등 응급 상황이 생기면 동대문경찰서에 이를 알려준다. 폐쇄회로TV(CCTV)와 달리 이 레이더는 어둠 속에서도 인체 동작을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작을 픽토그램(그림문자)으로 간략히 표현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