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만난 원희룡 "우크라 재건에 20억弗"

입력 2023-09-15 18:07
수정 2023-09-16 02:18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사업 수주전에 적극 나선다. 1200조원으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대표단(원팀 코리아)’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예방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재건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대표단에는 국토부와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코레일, 한국공항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정부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HD현대건설기계, 현대로템, 네이버, 유신, 한화솔루션, 한화 건설부문, KT, CJ대한통운, 포스코인터내셔널, 해외건설협회 등 민간 기업도 포함됐다.

대표단은 13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위한 첫 단계인 공여 협정(MOU)을 정식으로 체결했다. 20억달러(약 2조6500억원) 규모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장기·저리로 빌려주는 자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EDCF를 포함한 23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발표했다.

양국 정부는 5월 폴란드에서 체결한 ‘재건 협력 MOU’를 바탕으로 6대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들 프로젝트엔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KIND), ‘우만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카호우카댐 재건 지원’(한국수자원공사), ‘보리스필공항 현대화 사업’(한국공항공사), ‘부차시 하수처리시설’(한국환경산업기술원), ‘폴란드로 이어지는 철도노선 고속화 사업’(국가철도공단) 등이 포함된다. 국토부는 “한국이 수립하는 계획 및 표준을 활용하고 후속 인프라 사업을 추진해 우리 기업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민간 기업의 우크라이나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됐다. 국토부는 ‘한·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포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내 기업의 1 대 1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HD현대건설기계는 우크라이나건설협회미콜아이우 주정부와 MOU를 체결하고 150만달러(약 19억9000만원) 규모의 건설기계를 무상 기증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의 허브 국가인 폴란드 바르샤바엔 KIND의 ‘우크라이나 재건협력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지원을 총괄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다.

개소식에 참석한 원 장관은 “민관 합동 원팀 코리아가 키이우를 처음 방문해 정부 고위급을 면담하고 현지 네트워킹과 구체적 프로젝트 협의 등 성과를 거뒀다”며 “우리 기업이 조속히 재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및 네트워크, 금융과 타당성 조사 등 패키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