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계가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분주해졌다. ‘7말8초’ 여름휴가철 성수기보다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더 많아 “올해는 성수기가 두 번”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여행업계는 발 빠르게 항공권 확보에 나서는 등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일각에선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며 국내 관광지는 오히려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름휴가철보다 더 많이 떠나
15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가 포함된 9월 29일~10월 8일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 건수는 올해 여름 성수기(7월 27일~8월 5일) 예약 건수보다 30% 많았다. 연휴가 끝나고 한글날이 낀 사흘 연휴(10월 7~9일)가 시작되기 전까지 3일간(10월 4~6일) 연차를 내면 최장 12일간 휴가도 가능해 장거리 여행 수요가 높다. 국내 주요 여행사의 서유럽·미국·캐나다 등 장거리 여행 상품 소진율은 90%에 달하는 상황이다.
여행사들은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단독 전세기를 운영하는 등 상품 확보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연휴 기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단독 전세기를 3회 운항하는 방식으로 항공 좌석을 확보했다. 모두투어는 사이판 노선에 전세기를 띄울 예정이다.
항공사들 역시 임시항공편을 늘리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하와이, 괌, 발리 등 14개 노선에서 부정기편을 총 100편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인 일본을 중심으로 항공편을 늘릴 계획이다. ○국내 관광업계는 전전긍긍일각에서는 “내수 활성화라는 임시공휴일 지정의 취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로 나가려는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국내 여행과 관련한 전반적인 비용이 모두 올라 국내 여행 선호도가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콘도 이용료와 호텔 숙박료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5%, 6.9% 올랐다. 이외에 택시비(19.1%), 시외버스 요금(10.2%), 시내버스 요금(8.1%) 등 교통비도 전반적으로 올라 “같은 값이면 해외에 가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친다. 정부는 추석을 포함한 하반기에 국내 숙박비를 3만원 할인해주는 ‘숙박 쿠폰’을 60만 장 배포한다.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공기관 주차장 이용요금을 면제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주요 여행 플랫폼과 호텔 및 리조트는 추석 연휴 국내 ‘호캉스’를 유도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트립닷컴 한국지사는 17일까지 전국 56개 호텔에서 숙박료를 최대 65%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