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지속해서 빠져나가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이런 흐름을 비판하면서 자국 '개미'(개인 투자자)들에게 외국인 투자자를 맹목적으로 좇지 말라고 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출판부 관할 경제일보는 전날 '북향(northbound) 자본을 맹목적으로 좇는 것은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증시에서 매도를 이어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비판했다.
북향 투자란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 제도를 통해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위안화 주식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일보는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매우 차별화된 투자 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움직임은 투자를 결정할 때 유일한 고려 사항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북향 자본이 반드시 '스마트 머니'인 것은 아니다"라며 "북향 자본은 또한 국내 자금보다 해외 금융 정책, 위안화 환율, 글로벌 지정학적 충돌 같은 더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합리적 거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보유량이 커지긴 했지만,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기에 주가의 상승이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면서 "11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향 투자 채널을 통해 보유한 중국 주식은 2조3000억위안(약 420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 중국 증시의 3%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 선강퉁·후강퉁 등을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도한 규모는 900억위안(약 16조4000억원) 정도로 2016년 이후 최대다. 이달 들어서는 175억위안(약 3조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중국 금융 당국은 주식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15년 만에 주식거래 인지세를 인하하는 등 지난달부터 일련의 정책을 내놓았다. 또 기업공개(IPO) 속도를 늦추고 대주주의 지분 축소를 추가로 규제하며, 증거금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