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디젤이 강세를 보였던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급부상하고 있다. 디젤 대비 소음과 진동이 적으면서 연비 효율성은 더 뛰어난 점이 인기 요인이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중형 SUV 신형 싼타페('디 올 뉴 싼타페')의 계약자 중 55%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나머지 45%는 가솔린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신형 싼타페는 디젤 모델은 사라지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두 종류로만 출시됐다.
가솔린 모델은 지난달부터 소비자 출고를 시작했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다음 달 말 첫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에 디젤 모델을 없애면서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1.6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이 235마력으로 전 세대 디젤 모델보다 높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올 1~8월 국내에서 팔린 쏘렌토 4만9412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비중은 65%에 달했다. 쏘렌토의 경우 싼타페와 달리 여전히 디젤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까지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19만8407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14만1403대)보다 40.3% 증가한 수치다. 디젤과 전기차 판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5%, 5.7%씩 감소했다.
지난달 연료별 등록 신차 가운데 유일하게 하이브리드차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월 대비 40.3% 증가한 총 2만1951대가 팔려 디젤(2만1672대) 차량을 제치고 연료별 판매 2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 강세가 나타난다. 올 1~8월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대수는 5만5626대로 전년 동기(4만8875대) 대비 약 1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는 디젤 모델 대비 소음과 진동이 적으면서 연비는 더 뛰어난 게 특징"이라며 "하이브리드가 내구성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SUV 시장에서 여전히 경제성이 주요 구매 사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인기가 빠르게 늘면서 현대차·기아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출시 예정인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아도 올 연말 선보이는 카니발 부분변경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