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술에 취해 잠든 여성 옆자리에 앉아 약 30분간 성추행을 이어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 7일 준강제추행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같은 날 밤 11시 30분께 한 버스에 올라타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여성 승객의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약 30분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버스 내부에는 빈자리가 많았는데도, 이 남성은 뒷좌석에 술 취해 자는 여성 승객 옆에 앉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뒷좌석에 있던 한 승객은 수상함을 감지해 해당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이후 다른 승객에게 조심스레 손짓했고, 범행 사실을 인지한 다른 승객은 곧바로 버스 기사에게로 가 조용히 상황을 알렸다.
승객의 신고를 받은 버스 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범행 상황을 파악한 뒤 112에 신고했다. 이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A씨는 갑자기 팔짱을 끼며 태연히 자는척하는가 하면, 다른 자리로 옮기더니 버스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하지만 버스 기사는 뒷문을 열지 않고 앞문 하차를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끌었다. 이 버스 기사는 채널 A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문을 열면 남성이 무조건 내릴 것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게 우선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A씨는 종점 부근에 내린 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버스 기사와 승객 등이 도움을 줘 남성의 혐의 입증이 수월했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