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에이스침대에 이 광고 카피의 의미는 남다르다. 30년 전인 1993년 이 광고가 처음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후 에이스침대가 침대 판을 뒤흔들며 독보적인 업계 1위 기업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침대가 인체공학, 수면공학에 의해 생산되는 과학적 제품이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면서 침대 수요를 대거 빨아들인 결과다. 침대 시장의 고급화를 견인하며 프리미엄 제품이 각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에이스침대가 최근 1993년생 배우 박보검을 모델로 이 광고 카피를 30년 만에 소환한 것은 '침대=과학' 이라는 유산을 쌓아온 브랜드 역사를 기반으로 침대 산업 발전을 위해 정진하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2편의 광고 영상 중 <MBTI 건축가> 편에서는 꼼꼼한 완벽주의자 건축가로 변신한 박보검, <레시피> 편에서는 요리하는 박보검이 등장한다. 그는 젊은 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OO는 과학이다"라는 밈(meme)을 소개하며 "이 말은 어디서 시작된 거지"라고 질문한다. 이어 그 답으로 '침대=과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잘 알려진 에이스침대의 1993년 광고를 보여준다.
에이스침대가 '침대=과학'이라는 공식을 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에이스침대는 1963년 설립 이후 침대과학 기술력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국내 수면환경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온돌바닥에 이불을 깔고 눕는 것이 보편적이던 60년 전 미군 부대에서 사용되던 침대를 대중에 소개하고 1970~80년대 급격한 도시화와 아파트 보급으로 늘어난 침대 수요를 공략해 인지도를 쌓았다. 국내에선 생소한 '제품 표준화'와'품질관리'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이때다. 1987년엔 품질관리 1등급 업체로 지정되며 업계 최초로 KS 마크 인증을 획득했다.
1990년대 들어선 국내 유일의 국제공인시험기관인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첨단 자동생산 시스템을 충북 음성공장에 구축하는 등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에이스침대가 보유한 특허와 실용신안은 국내외 300여개, 총 출원은 880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이런 품질 경영을 위한 노력이 소비자 신뢰로 이어져 수십년간 업계 1위를 지켜내고 있다는 평가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스프링부터 프레임까지 모두 개발하며 기술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게 오늘날 최고급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침대과학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