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명품 제국으로 불리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74) 회장이 "꼭 내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는 법도 없고, 필요도 없다"면서 외부인에게도 후계자 승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르노 회장은 14일(현지 시각)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내 가족뿐 아니라 외부에서라도 가장 뛰어난 사람이 내 후계자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LVMH 승계 구도가 더욱 복잡해지리란 관측도 나온다.
아르노 회장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보고서에서 올해 4월 10일 기준 재산 2110억 달러(한화 약 278조원)를 기록하며 세계 부자 1위를 차지했다.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LVMH는 480억달러(한화 637조원) 규모라 평가 받고 있다.
현재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는 LVMH 주요 계열사를 이끌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장녀 델핀(48)은 그룹의 2대 브랜드인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최고경영자(CEO)이고, 둘째 앙투안(45)은 LVMH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의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셋째 알렉상드르(30)는 티파니앤코의 부사장, 넷째 프레데릭(28)은 태그호이어의 최고경영자, 막내 장(24)은 루이비통 시계 부문 마케팅·개발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아느로는 최근 한 달에 한 번 다섯 자녀들을 LVMH 본사로 불러 90분간 점심 식사를 같이하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아르노 회장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준 뒤 무너진 회사를 적지 않게 목격했다"면서 "난 내 자식들이 파티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자식들에게 일을 시켰다"고 전했다.
또한 후계자 선정에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