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직원은 7000만원 정도 받을 겁니다. 2년차는 1억원 정도 받죠."
일반인 가운데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괴물 기업'으로 통한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노광(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장비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고객으로 둔 이 회사는 국내에서 연간 수백명씩을 채용한다. 직원들은 연봉이 높은 데다 자사주 매입대금의 20%를 돌려주는 등 파격적 복지제도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ASML코리아는 오는 18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지원서류를 접수한다. 이번 채용은 고객지원엔지니어(CSE), 기술지원엔지니어(TSE), 실전응용엔지니어(FSE) 등 세 부문에서 진행한다. 대상자는 내년 2월 4년제 대학 이공계 졸업예정자나 이공계 학사·석사학위 소지자다.
근무지는 화성·이천·청주·평택 사무소다. 적잖은 직원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파견 근무하고 있다. ASML코리아는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350명가량을 신규 채용했다. 이번에도 두세 자릿수 직원을 새로 뽑을 전망이다.
ASML은 웨이퍼(반도체 원판)에 초미세 회로를 효율적으로 새길 수 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업체다. EUV 노광장비는 대당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장비다. 이 장비는 연간 42대가량만 생산된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이 장비를 사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SML은 지난해 매출 211억7332만유로(약 30조1843억원)를 올렸다. 이 가운데 30%를 한국에서 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노광장비 전부를 ASML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ASML코리아 직원들은 주로 고객사 반도체 공장에 파견돼 노광장비 상태를 점검하고, 가동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ASML코리아 고객지원엔지니어 직원들은 4조 2교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라인에 상주하면서 노광장비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들 엔지니어는 3~4일 근무하면 3일 동안 휴무하는 형태로 교대 근무하고 있다. 기술지원엔지니어·실전응용엔지니어는 주로 사무실에 근무하는 형태다. 이들 직군은 주 2회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연봉은 초봉이 7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2년차부터 교대근무 등에 투입되면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SML코리아의 가장 파격적 직원복지는 '자사주 프리미엄' 제도다. 매년 연봉의 10%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자사주를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자사주 매입금액의 20%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예컨대 ASML 직원이 2000만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일 경우 1년 후 회사에서 400만원을 돌려 받는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 회사 주식은 현재 주당 600달러대(약 79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