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혁신 중심은 스테이블 코인…한국도 제도권 흡수해야"

입력 2023-09-14 18:50
수정 2023-09-15 02:11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허용되면 글로벌 투자자가 모여 유동성이 커지고 비트코인 시장도 한층 안정화할 것입니다.”(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

“크립토(가상자산·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일어날 혁신 중 가장 크게 주목받을 분야는 스테이블 코인이 될 것입니다.”(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14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의 넷째날 행사인 ‘한국 블록체인 투자포럼’에 국내 가상자산 전문가가 대거 참석해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유럽·호주 이어 미국도 ETF 승인 기대
이태용 총괄은 조만간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럽과 호주, 브라질 등에서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해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런 흐름을 거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미 SEC에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이 가장 먼저 승인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총괄은 “그레이스케일이 운용 중인 가상자산은 20조원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소개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가상자산시장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총괄은 “2004년 출시된 금 ETF는 60조원 이상의 자산운용 상품으로 거듭났다”며 “발행량이 정해져 있지 않은 금 가격도 엄청나게 올랐는데 발행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의 현물 ETF가 출시된다면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당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이 ETF 시장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우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총괄은 “기존 ETF 수수료가 0.15%라면 가상자산 상품은 1%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간다”며 “운용사들은 이미 가상자산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 코인 혁신 주목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일어날 혁신 중 가장 크게 주목받을 분야는 스테이블 코인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용범 대표는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다.

김 대표는 “최근 가상자산 전반의 규제 틀을 마련하는 국가가 많은 가운데 스테이블 코인을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도입하는 국가적 노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스테이블 코인은 규제가 도입됐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 국가들이 학계 블록체인 연구, 디지털 경쟁력 등에서도 최상위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권 대학들이 블록체인 논문, 강연 등에서 세계 최정상급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디지털 경쟁력 면에서도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이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 산업 주도권이 아시아로 넘어온 가운데 한국이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며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에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전략이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온체인 데이터란 블록체인 특성상 사용자의 거래 내역 등이 투명하게 기록된 자료다. 전통 금융 분야와 차별화한 투자 지표가 될 수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금 누가 코인을 사고팔았는지 관심이 많다”며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입출금 데이터 등 온체인 데이터를 확인하면 투자 리스크를 좀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한나/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