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한 삼성전자 TV가 한국,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에 상륙한다. ‘가전업계 라이벌’ 삼성과 LG의 동맹이 한층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포르투갈법인은 최근 홈페이지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단 ‘83형 4K OLED TV’(사진)를 공개했다. 현지 판매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한 TV의 유럽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7월 미국, 8월 한국에 상륙한 데 이어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처음 적용한 삼성전자 TV로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OLED 패널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55·65·77형 OLED 패널만 생산 중이다. 80형 이상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만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0형을 넘어서는 초대형 OLED TV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로부터 처음 OLED 패널을 납품받았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품질이 우수하고 생산 수율(전체 생산품 중 양품 비율)이 높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는 후문이다.
업계와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OLED 패널 규모를 15만 장으로 추산했다. 내년 공급 규모는 120만~150만 장으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동맹은 더 단단해질 전망이다. 북미·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북미·유럽의 70형 이상 OLED TV 판매량은 올해 70만8200대에서 내년 91만16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1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80형 이상 OLED TV 패널을 안정적으로 대량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꼽힌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TV 패널 구매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