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13일부터 ‘코드 K 정기예금(12개월 이상)’ 금리를 최고 연 4.0%로 0.2%포인트 인상했다. 케이뱅크는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금리는 0.2%포인트 올린 연 3.5%로,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은 0.5%포인트 높인 연 3.9%로 조정했다. 거래 실적 등 부수거래 조건 없이 최고 금리를 적용한다. 최소 가입액은 100만원부터로 최대 가입액 제한이 없어 수억원의 뭉칫돈도 가입할 수 있다.
은행들이 최근 연 4%대 예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여파에 따른 금융권 수신 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집계 결과 19개 은행이 이날 금리를 공시한 36개 상품 중 7개 상품의 최고 금리가 연 4%대(만기 1년 기준)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4.10%), 대구은행 ‘DGB함께예금’(연 4.05%), 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등이다. 4대 은행 중에선 첫 거래 고객에 한해 우리은행(연 4.10%)과 신한은행(연 4.0%)이 연 4%대 이자를 준다. 하나은행도 다른 은행에서 옮겨온 예금에 연 4%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상품을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자금시장 경색을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진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높여 자금을 끌어모았다. 예금은행 평균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레고랜드 사태 직후인 작년 10월 연 4.29%까지 치솟았다. 고금리 예·적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작년 9~11월 3개월 새 불어난 금융회사 정기예금은 116조4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예치된 1년 만기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이 재유치를 위해 금리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돌려주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려 자금을 끌어당기면 채권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 수신금리 상승도 은행의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게 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