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전격 공개했다. 올해 아이폰은 주력인 프로 모델에 티타늄 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출고가 최소 100달러 인상이 유력시됐으나 애플은 가격을 동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갤럭시 충전기와 호환 가능"…아이폰15 달라진 점
애플은 13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를 열고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 등 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프로 맥스 모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울트라 모델 출시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작과 동일하게 △아이폰15 기본 △아이폰15 플러스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로 구성됐다.
이번 시리즈에는 애플의 독자 라이트닝 포트 대신 사상 처음으로 'USB-C' 충전단자가 도입됐다.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를 의무화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의 충전기를 아이폰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보다 제품 간 호환성이 높아진 것이다.
아이폰15 기본 모델과 플러스에는 디스플레이 위쪽이 움푹 파인 모양의 '노치'가 사라지고, 전작 상위 모델에만 탑재됐던 A16 바이오닉' 칩이 쓰여 기능이 개선됐다.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장착해 선명한 인물사진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카메라 성능을 향상시켰다.
주력 모델인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티타늄 마감이 적용됐다. 애플은 "아이폰 역사상 가장 얇은 베젤을 적용했다"며 "역대 프로 제품군 중에 가장 가볍다"고 강조했다. 티타늄은 철보다 약 5.5배 견고하면서 무게는 가벼워 항공우주 분야에서 각광받는 소재다. 전작에 사용됐던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더 가볍고 튼튼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아울러 고급 모델에 업계 최초로 3나노미터 칩인 A17 프로를 사용해 게이밍 성능을 강화했다. 음소거 스위치는 '액션 버튼'으로 바뀌어 기본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무음 조절, 손전등 끄고 켜기, 카메라 앱 실행 등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깜짝 마케팅 차원?"…고물가에도 2년 연속 가격 동결
이번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보다 가격이 100달러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해 2년 연속 가격 동결이 이뤄졌다.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 플러스는 899달러(128GB), 프로는 999달러(128GB),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다. 국내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125만원부터, 아이폰15 플러스는 135만원부터, 프로와 프로맥스는 각각 155만원, 190만원부터 시작해 사실상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기 가격동결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해 시장 확대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애플은 프로맥스 최저용량인 128GB 모델을 없애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노렸다. 이에 따라 프로맥스 최저가는 전작의 175만원에서 190만원으로 상승했다.
가격은 유지됐지만 환율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내 출시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말 달러당 1400원대에서 최근 달러당 13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명확한 가격 책정 기준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미국 출고가를 기준으로 환율과 관세율 등을 고려해 국가별 제품 가격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강달러 당시 아이폰14 시리즈의 가격은 동결됐지만, 국내 가격은 최고 26만원 이상 인상됐다.
올해는 달라화 강세 현상이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국내 출고가 인하는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볼 것으로 판단된다.
아이폰15 시리즈의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 중국 등 40개 이상 국가에서는 오는 15일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으며, 매장 판매는 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