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2년 6개월 동안 스타트업에 4조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분야는 콘텐츠·엔터테인먼트로 조사됐다. 직접 지분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대기업은 네이버였다.
1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상반기 사업 보고서를 제출한 354곳의 타법인 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계열사 투자를 제외한 다른 기업에 지분을 취득한 기업은 298곳이었다. 출자한 금액은 취득가 기준 20조7701억원이었다.
이중 투자조합 등 간접투자가 전체의 78.6%인 16조3354억원, 기업 수는 2922개였다. 직접 지분을 취득한 곳은 844개, 지분 출자 금액은 4조3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접 지분을 투자한 대상은 대부분 스타트업이었다.
투자 기업 수와 지분 출자액은 2021년 330개, 2조122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35개, 1조2976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179개, 1조1042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대기업들의 출자를 받은 844곳의 주요 업종을 분석한 결과 출자액이 가장 많았던 분야는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였다. 대기업들은 202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99곳에 1조1415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이차전지 분야 64개 기업에 1조416억원을, 우주·항공 분야 48개 기업에 477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인기가 높았다. 173개사가 4370억원을 투자받았다.
계열사나 간접 투자가 아닌 다른 기업에 직접 지분 출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은 네이버였다. 63개 기업에 5978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가 가장 많이 지분을 출자한 분야는 AI 빅데이터 분야로 15개 기업에 지분 출자를 했다. 네이버 다음으로는 하이브가 지분 출자를 많이 했다. 하이브는 8개 기업에 4376억원을 출자했는데, 대부분 올해 경영권 분쟁을 한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 출자였다.
네이버, 하이브에 이어 LG화학(3737억원), SK텔레콤(2694억원), 현대자동차(1666억원), 크래프톤(1663억원), 삼성전자(1564억원), 현대모비스(1282억원), CJ ENM(1205억원) 등의 순으로 지분 출자가 많았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