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어느 기업보다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진심입니다. 단순히 현존하는 의료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작업 정도로는 환자들에게 가치를 주는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뱅크인) 헬스케어 인텔리전스 뱅크를 구축해 의료 서비스의 가치를 올리고 신약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습니다."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은 12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3(KIW 2023)'에서 자체 데이터뱅크를 구축해 데이터 활용이 중심이 되는 신규 트렌드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서 의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 이는 변화를 살피며 셀트리온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업계 신규 패러다임으로 데이터와 컴퓨팅 활용을 꼽았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받은 임상 데이터를 포함해 독자적 데이터뱅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기반으로 실제 효능을 보일 수 있는 타깃을 선정하고 바이오파운드리로 실험을 진행한다면 신약개발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 의장은 현재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발전하며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질환별 모달리티 트렌드가 확실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목해야 할 분야로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대사질환 치료제를 꼽았다.
그는 "항암에서 가장 주목 받는 약물항체접합체(ADC)의 경우 학회에서 연구자들의 박수를 받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면역치료제의 경우 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가 월등한 효능을 보여줬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안전성이 높은 이중·삼중 항체 치료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질환별 모달리티 트렌드를 인지하고 자체 신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서 의장은 "고형암의 경우 8개 타깃을 대상으로 ADC 항암제를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며 "이중항체는 프로젝트를 신성해 타깃을 발굴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서 의장은 글로벌 빅파마 중심으로 개편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경쟁이 심화되며 생산 시스템과 유통·판매망 없이는 상업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벽에 부딪친 바이오 벤처들은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식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시밀러 과점화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몇 개 플레이어만 남아 시장을 운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의장은 바이오 산업 투자자를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바이오 기업와 글로벌 빅파마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고 있다"며 "인수합병, 라이센스 인-아웃, 공동개발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DC, CAR-T, 이중항체 등 개발 트렌드에 맞는 플레이어를 주시하면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