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의 데이터 분석·관리 서비스 덕분에 통역 앱 개발의 길이 열렸습니다. 7만 분에 달하는 통화 데이터를 분석해 통역 보조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에서 열린 커뮤니티 행사 ‘AWS코리아 NPO 커뮤니티’에서 만난 이동욱 BBB코리아 기획혁신부 부장(사진)이 꺼낸 얘기다. 이 행사는 AWS코리아가 비영리단체(NPO)에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부장은 이 행사에 참석해 통·번역 분야에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사례를 소개했다.
BBB코리아는 방한하는 외국인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2003년 출범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02년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가 국내에서 열린 뒤 급증한 외국인 방문객의 통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워졌다. BBB코리아는 외국어에 능통한 자원봉사자 4800여 명을 기반으로 모바일 앱 ‘bbb 통역’을 이용한 통역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역 가능한 언어는 20개에 달한다.
BBB코리아는 통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보조 앱을 개발해 내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발화 내용 중 핵심 정보를 추린 뒤 이를 빠르게 앱 화면에 표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장은 “통역 보조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7만여 분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했다”며 “AWS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아마존 트랜스크라이브’를 활용해 이달까지 이 음성 데이터 요약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BBB코리아가 통역 보조 앱을 기획한 시기는 2021년이다. 2012년 내놨던 통화 중개 앱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여러 데이터 분석 업체에 음성 데이터 분석을 맡겨도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 부장은 “기존 음성 분석 기술은 한국어, 일본어 등 각각의 외국어는 잘 분석했지만 세 개 이상의 언어가 한 통화에서 섞인 경우엔 분석 정확도가 급감했다”며 “반면 지난해 도입한 아마존 트랜스크라이브는 여러 언어를 동시에 분석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역 보조 앱을 출시한 뒤엔 국내 이민자를 위한 서비스도 선보이기로 했다. BBB코리아는 한글로 적혀 있는 공공문서 양식을 다양한 언어로 표현해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AWS코리아, 국내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 등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는 단계다.
이 부장은 “저출산으로 한국에 이민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수요가 일상에서 급증할 것”이라며 “향후 이민자와 국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접근성 개선 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