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트렌드와 함께 분 위스키 열풍이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도 번졌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위스키 선물세트 매출이 '전통 강자'인 와인 선물세트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대의 고가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위스키 선물세트 매출 고성장…와인세트 위협"
명절 선물 주요 구입처 중 한 곳인 대형마트에서는 최근 위스키 선물세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전체 규모가 와인 선물세트에 버금가게 불어났다.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추석 위스키 선물세트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16.3%, 2021년 39.5%, 2022년 17.8%를 기록했다.
그 결과, 5년 전 와인 선물세트 매출의 절반 수준이던 위스키 선물세트 매출은 올해 설 선물세트 기준으로 90%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마트 측은 "명절 위스키세트 매출이 전통 강자인 와인세트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올해 추석도 위스키 선물세트의 높은 매출 신장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스키 인기를 반영해 이마트는 그동안 추석 선물 본판매에서만 선보이던 위스키를 올해 추석 처음으로 사전예약 판매 기간에도 내놨다.
명용진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고공행진하는 위스키 인기를 반영해 올 추석 처음으로 위스키세트 사전예약을 도입했고 이에 대한 고객 호응도 높다"고 말했다. '억' 소리나는 위스키, 편의점 선물세트로 나왔다
장보기 채널과 선물세트 구입처의 한축으로 자리잡은 편의점 업계도 추석을 앞두고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대의 위스키 세트를 선보였다.
GS25는 최고급 상품을 추구하는 특수 수요에 맞춰 한정판 하이엔드 위스키를 준비했다. 판매가가 1억원에 달하는 고든앤맥페일의 72년 된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이 대표적인 예다. 이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밀튼’에서 증류된 위스키로 180병만 한정 생산돼 희소성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주류 상품 중 역대 최고가 상품이며, 위스키 열풍에 힘입어 특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상품은 아직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U 역시 수천만원짜리 위스키를 준비했다. 영국 훈장을 받은 위스키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이 60년 경력을 기념해 360병만 한정 제작한 ‘글렌그란트 60년산’을 편의점 중 단독으로 판매한다. 3400만원짜리 이 위스키는 오롤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약 61년 1개월 숙성된 후 2021년 데니스 말콤이 직접 병입했다. 케이스에는 그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CU는 이와 함께 2850만원짜리 ‘꼬냑 프라팡 꾸베 라블레'도 추선선물로 선보인다. 24K 금으로 병목과 받침을 도금하고 고유번호가 새겨진 크리스탈 디켄터를 함께 구성했다.뜨거운 인기에…상반기 수입 물량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홈술 유행이 번지면서 한국에서는 MZ(밀레니얼+Z)세대 사이 위스키와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 등이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도 위스키 수입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수입물량은 20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상반기 국내 위스키(스카치·버번·라이·기타 포함) 수입량은 1만6884t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인 지난해 하반기(1만5849t) 수입물량을 단숨에 제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만1189t)와 비교하면 50.9% 급증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수입액은 1억332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1억4292만달러)보다는 6.7% 줄었으나 상반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가 위스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스키의 수입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입액이 수입 물량 증가율에 못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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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