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힙합, 라틴,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현지 아티스트를 길러내겠다.”(이재상 하이브 전략총괄)
“카카오와 협력해 지식재산권(IP) 가치를 극대화하겠다.”(최정민 SM엔터테인먼트 최고글로벌책임자)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업체 핵심 경영진이 11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 행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갈 주요 전략을 공개했다.
이재상 하이브 전략총괄(CSO)은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K팝 비중은 5% 미만이며 미국의 매출 규모는 한국의 13배 이상”이라며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목표로 삼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이브만 보더라도 한국 시장 매출은 33%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매출은 북미(32%) 아시아(31%) 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넷플릭스처럼 현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 CSO는 “해외 매출을 늘리기 위해 힙합, 라틴, 컨트리, 팝 등 다양한 장르의 현지 아티스트를 육성해 ‘멀티홈’ 마켓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홈마켓)처럼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는 글로벌 현지 시장을 여러 개 키우겠다는 의미다. 또 “K팝 문화가 한때의 트렌드로 사라지지 않으려면 K팝 엔터기업이 아티스트만큼 팬덤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은지 JYP퍼블리싱 공동대표도 “JYP는 ‘현지화를 통한 세계화’를 해외 사업의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이를 위해 2018년부터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현지 K팝 스타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아이돌그룹(니지프로젝트)과 중국 아이돌그룹(프로젝트C), 미국 걸그룹(A2K프로젝트) 등도 올해 데뷔할 JYP의 현지 아이돌그룹이다.
최정민 SM엔터테인먼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K팝 선구자인 SM엔터는 이미 회사에 대한 ‘팬덤’이 존재한다”고 자부했다. 그는 “SM엔터 특유의 음악 스타일과 퍼포먼스, 비주얼 등을 사랑하는 팬덤 ‘핑크 블러드’가 있다”고 했다. K팝이 뻗어나갈 수 있는 퍼블리싱(유통·서비스)과 IP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최 CGO는 “비핵심 자산을 유동화하고 그 자금을 자체 퍼블리싱 자회사에 투자했다”며 “거대 플랫폼인 카카오와 협력해 IP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해외 작가와 활발히 협업하기 위해 퍼블리싱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이지효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