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이 차기 업무집행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새 수장 선정을 계기로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지는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태평양은 최근 주요 부서 파트너급 이상 변호사 10여 명으로 이뤄진 위원회를 꾸리고 차기 업무집행 대표변호사를 뽑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서동우 업무집행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가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새로운 인물 네 명이 후임자 후보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업무집행 대표변호사는 이르면 이달 말 정해질 전망이다. 태평양은 창업자인 김인섭 명예대표변호사가 2002년 12월 본인이 선언한 대로 만 65세에 물러난 뒤 만장일치 방식으로 차기 리더를 뽑아 왔다. 이번에도 수차례 마라톤 회의를 거치고 나서야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무집행 대표의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새 대표가 취임하면 경영진의 세대 교체도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정년 구간에 진입해서다. 태평양은 만 60세가 되면 지분 파트너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다른 대형 로펌들이 만 65세를 지분 파트너 정년으로 정해둔 것에 비해 상당히 이른 편이다. 대형 로펌에서 ‘정년에 도달했다’는 것은 단지 로펌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의미를 넘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가 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정년을 넘겼더라도 능력이 출중한 변호사들은 퇴사하지 않고 계약 파트너 등으로 계속 활동하지만 경영 전면에는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차기 경영진의 가장 큰 과제는 새로운 성장전략 구축이다. 국내 주요 로펌은 코로나19 확산, 금리 상승, 원자재값 폭등 등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 태평양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로펌의 지난해 매출은 3949억원(특허·해외법인 포함)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