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서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진다. 이 시기엔 일교차가 심해 호흡기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바로 기침이다. 보통 기침은 일반적으로 감기나 천식, 기관지염에 의해 생긴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가 없이 기침이 난다면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기침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는데, 별다른 증상이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도 있다. 감기를 앓다가 다 나았는데 기침만 남아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이 경우는 기관지가 예민해져 생긴 것으로 일종의 알레르기성 기침이다.
갑자기 목이 간질거리면서 기침이 발작으로 나타난다. 냄새나 먼지, 찬 공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로 밤에 기침이 심해진다. 가래는 거의 없다. 천식의 증상 중 기침, 가래, 숨참, 쌕쌕거림 중 오직 기침만 해서 기침형 천식이라고도 한다. 또 3주 이상 나타나는 경우를 만성기침이라고 한다.
한의서에는 기침을 계절, 하루 중 심해지는 시기에 따라 구분했다. 또 16종 해수(咳嗽)라고 해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침이 난다고 했다. 이것을 보면 만성적인 알레르기성 기침은 구수(久嗽)와 건수(乾嗽)에 해당한다. 구수는 주로 담(痰·가래)이 원인이고, 건수는 폐에 진액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가을은 건조한 계절이기 때문에 폐기관지를 마르게 해 마른기침을 유발한다. 가을에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찬물은 피하고 따뜻한 물을 마시는게 좋다.
만성기침에 효과적인 처방이 있다. 예를 들면 소청룡탕, 맥문동탕이나 가미진해탕 등을 증상이나 체질에 따라 달리해 만성기침 환자들에게 투여해보면 1~2개월 정도면 효과적으로 진정된다.
집에서는 차도 도움이 된다. 황기(8g), 맥문동(8g)과 오미자(4g)를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 위가 냉하다면 여기에 생강(4g)을 좀 넣어도 된다. 또 꿀과 생강을 고아서 먹으면 만성기침에 효과적이다. 이름하여 강밀고(薑蜜膏)다. 꿀 500㏄와 생강즙 100㏄ 정도를 냄비에 넣고 잘 섞어서 생강의 수분을 날린다는 기분으로 약한 불에 한번 끓여준다. 이것을 용기에 넣고 하루 한두 차례 한 숟가락씩 입에 넣고 녹여 먹는다.
기침할 땐 먼지, 냄새 등도 피해야 하지만 찬 자극이 가장 문제다. 한의서에서는 ‘몸을 차게 하거나 찬 것을 마시면 폐가 상한다. 폐가 상하면 기침을 한다’고 했다. 따라서 냉커피나 아이스크림 등 찬 음료는 피하고, 옷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기침 치료에는 보온이 우선이다.
만성기침은 만성기관지염이나 천식의 증상인 경우도 많다. 따라서 기침이 오래간다면 먼저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초기에 치료하면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방치되면 치료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기침은 방치해선 안 된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