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200억원을 투자한다. 이 회사가 스타트업에 수백억원대 투자를 단행한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만 두 번째다. 초거대 AI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T는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다고 10일 발표했다. AI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동맹을 맺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업스테이지는 개방형 대규모언어모델(LLM) 분야 ‘숨은 기술 강자’로 꼽힌다. 생성 AI 미세조정 성능 경쟁에서 ‘챗GPT’ 기반 모델인 GPT-3.5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콴다는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AI가 정답과 풀이를 제공하는 교육 특화 앱으로 유명하다.
KT는 이번 투자 및 파트너십을 계기로 초거대 AI 기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업스테이지와 손잡고 기업 전용 LLM 솔루션과 B2B(기업 간 거래) 도메인 특화 LLM을 개발하기로 했다. 콴다와는 교육 도메인 특화 LLM과 소비자 대상 교육용 AI 서비스를 개발한다. KT가 보유한 AI 인프라·응용 서비스에 각 스타트업의 강점을 융합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KT는 지난 7월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인 모레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KT 안팎에선 초거대 AI 경쟁력 확보에 회사의 명운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화된 통신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KT는 다음달 초거대 AI ‘믿음’ 출시를 계획 중이다.
업계에선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달 30일 취임하고 이뤄진 첫 투자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달 7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역량 있는 기업과의 제휴를 중요 전략 중 하나로 꼽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