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다이어트' 절실한 LH, 강남 알짜 부지도 판다

입력 2023-09-08 17:49
수정 2023-09-09 01:24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보유 중인 서울 강남구 알짜 부지 매각에 나선다. 22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지난달에도 수도권 부지 세 곳을 매각하기로 한 LH는 서울 고가 자산까지 매각에 나서면서 재무 건전성과 자산 효율성 개선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8일 LH에 따르면 LH서울본부는 강남구 자곡동 소재 2개 필지를 매각한다. 모두 4405㎡ 규모로, 매각 예정 가격은 930억원이다. 3360㎡ 규모의 업무시설 용지와 1045㎡ 규모의 주차장 용지로 구성돼 있다. 이달까지 입찰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낙찰받은 토지는 2024년 6월 이후에 사용할 수 있다.

LH가 서울 강남구 자곡동 부지 매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지는 강남구에서도 입지가 좋은 데다 남부순환로 등 주요 도로와 연결돼 활용도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부지 반경 1㎞ 내엔 SRT와 서울지하철 3호선분당선 환승역인 수서역이 있다. 인근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정차하는 복합환승센터도 조성될 예정이다. LH도 부지 매각 의지가 강해 주차장 용지에만 대금 9개월 분할납부 혜택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LH는 지난달 부채 축소를 위해 수도권 사옥 부지 세 곳을 매각하기로 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경기남부지역본부와 광명시 일직동 광명시흥사업본부, 하남시 풍산동 하남사업본부가 대상이다. 경기남부지역본부 부지는 2010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15번 유찰된 곳이다. 광명시흥사업본부 역시 광명시가 과밀 개발 우려를 이유로 LH에 부지 매각 철회를 요청하는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LH는 부채 감소를 위해 부지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H의 총부채는 149조원이고, 금융부채만 81조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만 50억원 선이다. 지난해 7월 마련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따르려면 자산 매각은 필수다. LH는 방치된 자산 일부를 처분해 부채비율을 2026년 200%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