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방위사업청과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사업 지연을 두고 벌인 700억원대의 소송전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국가가 대한항공에게 473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한정석 부장판사)는 대한항공이 국가를 상대로 "물품대금 725억원을 지급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는 대한항공에 473억4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비용은 대한항공이 60%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관급 재료 제공 지연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납품이 지연됐다"며 "오로지 대한항공 잘못으로 공정이 지연된 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주장 중 받아들이지 않는 상당수는 면제일수가 증명되지 않거나 면제일수 계량화가 어렵다는 것"이라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2013년 방사청으로부터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사업을 4409억원에 수주했다. 대한항공은 2016년 7월 개량기를 처음 인도한데 이어 8대의 P-3C 기체의 성능개량을 마무리지었다.
이후 방사청은 "2016년까지였던 사업완료 조건에서 1393일이 지체됐다"며 670억원의 지체상금을 요구했다. 지체상금이란 납품이 지연될 때 매겨지는 손해배상금 성격의 금액을 말한다. 대한항공이 이를 거부하자 방사청 측은 이자 50여억원을 포함한 720억원을 대한항공과 계약한 다른 물품대금에서 상계처리했다.
대한항공은 납품이 지연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계약에 없던 추가 정비가 발생했다"며 "방사청 측도 귀책사유가 있는 만큼 지체상금을 납부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상계된 지체상금을 돌려달라며 2021년 2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