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7일 15: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두산로보틱스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포함해 주가매출비율(PSR)로 평가한 기업가치를 공개했다. 경쟁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 급등으로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8위에 오르자 고평가 논란이 있던 두산로보틱스 공모가격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PSR방식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한 내용을 추가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2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만 제시했다. 당시 비교기업으로는 삼익THK, 라온테크, 화낙(Fanuc),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 등 4개 기업을 선정했다. 비교기업의 PER 평균(38.31배)을 두산로보틱스의 2026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곱해 시가총액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뉴로메카, 화낙, ABB,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 등 5개 기업을 선정해 PSR 방법으로 시가총액을 계산해 추가로 기재했다. PSR은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눠 비교하는 지표다. 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기업이나 계절별 영업이익 변동성이 큰 기업을 평가할 때 사용된다. 이렇게 계산한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2조 440억원이다. PER 방식을 통해 계산한 시가총액(2조2100억원)과 비슷하다.
PSR 방식 시가총액 공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 급등 뒤에 이뤄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7월까지 9만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들어 급등한 결과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17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PSR 지표는 공모가에 영향을 주지 않고 참고용으로만 사용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PSR은 160.93배, 뉴로메카는 43.38배 수준이다. ‘로봇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국내 로봇기업이 매출액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해외기업인 화낙(4.85배) 야스카와전기(2.57배), ABB(2.15배)의 평균 PSR(43.21배)을 산출한 뒤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액을 곱해 예상 시가총액(2조440억원)을 구했다.
주관사는 국내 비교기업 중 두산로보틱스의 주 사업분야인 협동로봇 분야가 없어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뉴로메카 등을 비교대상으로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참고 목적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IB 업계에서는 로봇주에 대한 기대감이 두산로보틱스의 IPO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IPO 상장일이 다가오면서 상승하고 있다. 연초만 해도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으로 언급됐으나 최근 로봇 테마주 열풍으로 최대 3조원까지 거론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연초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로 코스닥 시총 97위에 그쳤으나 지난 1일 시가총액 3조원을 뚫으며 8위에 올라섰다. 지난 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3조 3727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로봇을 생산공정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연 매출이 두산로보틱스의 1/3 수준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3조4000억원대에 이르는 셈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21일 22일 이틀에 걸쳐 일반 투자자의 청약을 받는다. 두산로보틱스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공모가격은 2만1000원~2만6000원으로 예상시가총액은 1조3612억~1조6853억원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CS증권 등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