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브랜드 '쿠론'이 대체불가한 브랜드로 재탄생합니다. 국내 (잡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내년에는 연매출을 6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구재회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ACC사업부 상무(사진)는 6일 서울 성동구 키르 스튜디오에서 열린 쿠론 가을·겨울(FW)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을 거친 쿠론에 대해 "지난해 매출이 500억원을 소폭 넘겼으나 올해 550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쿠론은 연초부터 로고, 상품 디자인, 매장 비주얼머천다이징(VMD) 등 브랜드 전반의 개편 작업을 단행해 올해 FW 컬렉션에 이를 반영했다.
2009년 석정혜 디자이너가 만든 쿠론은 2010년 코오롱FnC에 합류했다. 특유의 간결한 금색 사각형 로고로 '강남백'으로 입소문을 탄 쿠론은 대표 가방 '스테파니백'이 대성공하며 한때 연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명품 시장 성장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활성화 등으로 토종 잡화 브랜드가 타격을 입으며 함께 부침을 겪었다.
임세희 쿠론 브랜드매니저는 "(기준이 다소 모호하지만) 백화점 입점 국내 (잡화) 브랜드 시장 규모가 최대 2조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치열한 시장 경쟁 속 국내 핸드백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잃은 부분이 있지만 이름 빼고 다 바꾸려 노력한 쿠론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쿠론은 우선 로고를 보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바꾸고, 브랜드 메인 색상을 선정해 패키지부터 상품 전반에 적용했다. 브랜드 색상은 녹색톤의 '버드(bud)' 색상을 중심으로 갈색 계열의 뉴트럴 색상을 조합하기로 했다.
상품 디자인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쿠론은 FW 뉴 컬렉션 테마를 ‘멘탈 스컬쳐(Mental Sculpture)’로 선정하고 1960년대 모더니즘 시대의 건축물, 조형물, 조각품에서 영감을 받아 상품을 디자인했다. 또한 상품군을 두 가지로 나눠 클래식한 디자인의 제품이 주를 이루는 '뉴 클래식'과 20만~3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의 '뉴 트렌디'로 이원화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보다 접하기 쉬운 가격대의 비중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FW 컬렉션에서 20만~30만원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였으나 올해 FW 컬렉션에서는 60% 수준으로 높아졌다. 임 매니저는 "(가격) 허들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했다. 원·부자재 등 가격은 상승했지만 국내와 중국·베트남 등 3곳에서 협력 공장을 운영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구 상무와 임매니저 모두 이번 FW컬렉션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가방으로 뉴 클래식 컬렉션의 '파사드' 토트백을 꼽았다. 파사드백은 볼드한 사각 장식과 가죽 덮개가 특징이다.
한편, 코오롱FnC는 서울 성동구 키르스튜디오에 쿠론의 리브랜딩을 알리는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