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야" 소리에 150m 내달린 소년…두 손에 '이 것' 들고 나타나

입력 2023-09-05 19:17
수정 2023-09-05 19:18

최근 화재가 발생한 전북 군산의 한 공원에서 현장에 뛰어들어 불길을 잠재운 중학생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28일 군산시 수송동의 한 공원에서 해충 방제에 쓰는 소독기에 불이 나 옆에 있던 오토바이까지 번졌다.

이를 본 시민들이 119에 신고하고 소방관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한 중학생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가 난 곳으로 뛰어갔다. 지난 1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이 학생은 군산동산중 3학년 정유민군이었다.

정군은 소화기를 들고 화재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소방서에 신고한지 10분도 안 된 상황이었다. 그가 불을 끄기 시작하자 몇몇 시민도 힘을 합쳐 화재 진압에 힘을 보탰다.

자칫 더 큰 불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정 군이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초기 진화를 서두를 수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유승빈 소방관은 "화재 발생 후 1분 있다가는 소화기 1대로도 충분히 진화가 가능하지만 10분 경과 후에는 소화기 3대로도 진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라며 정군의 발 빠른 대처를 칭찬했다.

당시 정군은 화재 현장에서 약 150m 떨어진 아파트에서 소화기를 빌려왔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소화기를 사용했다.

한편, 군산소방서는 화재를 막은 정군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