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6일째…물 마시고 죽염 먹으며 "지치지 않겠다"

입력 2023-09-05 10:28
수정 2023-09-05 17:4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벌써 엿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여권은 이를 두고 '명분·뜬금·원칙'이 없는 3무(無) 단식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루 12시간만 진행되는 농성 방식을 두고 '출퇴근 단식','반반 단식'이라며 보온병에 든 내용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뇨병은 제대로 단식하면 2∼3일도 못 버틴다는데, 규탄대회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의) 목소리가 우렁차다"며 "정신력이 대단한 것인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텀블러와 티스푼의 힘인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단식 중인 이 대표는 농성장 안에서 티스푼으로 소금을 떠먹거나 보온병에 든 액체를 수시로 마셨다. 민주당 측은 보온병엔 온수, 식품 용기엔 소금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텀블러에 든 게 사골국물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자 이 대표는 유리잔에 따라 마시고 있다. 티스푼을 이용하는 이유는 "손으로 먹는게 비위생적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농성장에는 생수, 텀블러와 여러 종류의 소금이 용기에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위해 마늘소금, 와인소금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가 현재 섭취 중인 소금은 "죽염 뿐"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 농성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고, 나머지 12시간 동안은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야당 지도자가 단식 농성을 벌일 경우 일반적으로 줄곧 농성장을 지키는데, 이 같은 출퇴근 단식은 전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식 6일째인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역사는 반복되면서도 늘 전진했다. 우리 앞에 서서 결국 민주주의를 쟁취한 선배들과 국민의 발자취가 그 증거"라며 "제가 단식으로 느끼는 고통이 있다 해도 감히 군홧발에 짓밟혀가며 민주공화국을 만들고 지켜낸 선배들과 비교나 할 수 있겠나. 그렇기에 오늘도 지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본적인 체력이 좋은 상태라면 물과 소금만으로 5~7일간 버틸 수 있다"면서 "단식이 계속되면 우리 몸에서는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심한 경우 근육까지 분해돼서 생존에 쓰이므로 살이 매우 빠지게 된다. 단식기간이 지날수록 건강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