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고금리 예·적금 등 특판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예금금리가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 하반기 끌어들인 예·적금 만기를 앞두고 재유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기 앞두고 수신금리 올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 대신새마을금고는 오는 15일까지 매월 최대 200만원을 납입할 수 있는 연 6.8%(만기 12개월) 정기적금 특판 상품을 내놨다. 경기 성남 분당신협과 경기 광명동부새마을금고도 이날 연 6%(만기 12개월) 적금 특판을 출시했다.
연 5%대 금리를 적용한 예금 특판도 연달아 나오고 있다. 서울 구의광장새마을금고는 전날 최고 금리 연 5.53%(만기 12개월)를 제공하는 ‘MG더뱅킹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경기 안산 반월신협도 만기 18개월 기준 연 최고 금리 4.9%를 적용하는 특판 예금을 출시할 예정이다.
상호금융권이 잇따라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는 것은 작년 하반기 판매한 특판 상품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특판 예·적금 만기는 9~12개월이다. 한국은행 집계 결과 지난해 9월 말에서 올해 1월 말까지 금융권 수신 잔액(은행은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기준) 증가액은 187조1651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금융권에 유입된 자금은 대부분 연 5%가 넘는 고금리를 받았다. 특히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 여파로 예금금리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예금 평균금리는 만기 1년 기준 연 5.82%, 상호금융권은 연 5.27%에 달했다. 대출금리 동반 상승 우려도
상호금융권의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에서도 최고 금리가 연 4%를 넘는 예금 상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은행권 정기예금 중 연 최고 4%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4.1%), 대구은행 ‘DGB함께예금’(연 4.05%) 등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도 연 3.7~3.85%로 연 4%에 바짝 다가섰다.
은행권의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예·적금으로 향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8월 말 각각 844조9671억원과 42조2814억원으로 전달보다 11조9859억원(1.44%), 1조294억원(2.5%)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기준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예·적금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은행 수신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발행량 증가 등으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해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3조7794억원으로 지난해 9월(7조46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고금리 예금 만기가 꼽힌다. 작년 하반기에 수요가 몰린 연 5%대 예금(1년) 만기가 다가오면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위험이 커지자 발행량을 늘렸다는 관측이다.
최근 은행채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은행들의 조달 비용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일 기준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연 4.257~4.265%로 연 3.809~3.814%까지 내려간 4월 10일과 비교해 상·하단이 약 0.4%포인트 뛰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