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일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고 밝혔다. 진 전 차장이 지난달 23일 입당 겸 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약 열흘 만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청장 후보로 진 전 차장을 어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최고위에 보고됐고, 6일 당무위에 부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이 확정된 진 전 차장은 기존에 출마를 결심한 예비후보 신청자 13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었다. 진 전 처장은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원점'에서부터 새로 공천 과정을 시작하며 경쟁에 합류했고, 합류 약 열흘 만에 공천을 받게 됐다.
기존 후보자들이 '전과자 대 낙하산' 구도로 경쟁을 하는 것에서 부담을 느낀 민주당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사면·복권을 계기로 전략 공천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후보들은 강서구와 연고가 거의 없어 지역으로부터 '뜨내기 후보'라는 비판받거나, 전과가 있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실제로 강서 갑·을·병 지역위의 지원을 받았던 이창섭·김용연·장상기 전 서울시의원은 각각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건축법 위반, 음주운전 등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 전 차장의 '도덕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사무부총장은 "우리 후보는 도덕성으로 그야말로 압도할 수 있는 후보로 선정해야 한다는 방침이 있었다"며 "진 전 차장이 가장 적합한 후보였다"고 말했다.
이 부총장은 진 전 차장 전략 공천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세금 체납 ▲음주운전 ▲성 비위 ▲연구부정 등에 더해 ▲학교폭력과 ▲가상자산 관련 문제까지 면밀히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 출신의 진 전 차장은 경찰대학을 졸업한 뒤, 전북 정읍서장과 서울 양천서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진 전 차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이제 국민의힘 후보 공천 여부로 옮겨가게 됐다. 출마 의지를 밝힌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구청장과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이번 선거가 '검·경 대결'로 치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아직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의 중에 있다. 강서구청장 문제는 여러가지 복잡하다"며 "지금 지도부에서 깊이 고민하고 있고, 이번 주 정도에는 어느 정도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