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게 나왔다"…햄버거 '과장 광고' 이유 있었네

입력 2023-09-04 11:38
수정 2023-09-18 00:31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이 과대 광고를 이유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에서 ‘나올게 나왔다’ ‘그럴만도 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광고에서 먹음직스럽게 보였던 버거를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실제 받아든 버거가 부실했던 경험은 비일비재하다. 왜 햄버거는 항상 광고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 이유를 3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햄버거를 즐겨먹어 자칭 ‘버거맨’이라 부르는 영국인 크리스는 미국 버거킹이 법정에 서게 됐다는 뉴스를 듣고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40대 남성 역시 “사기를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누가 불평하러 돌아가 스스로 창피하게 하겠냐”며 “그냥 삼킨다”고 했다. 이에 버거킹은 “판매하는 버거가 사진과 똑같이 보일 필요가 없다"며 “광고에서 등장하는 모든 제품은 영국 전역에서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동일한 버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늘 광고 이미지와 실제 제공되는 음식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느낀다. 광고에는 아이스크림에 아몬드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데 실제로 부스러기만 들어 있다거나, 피자 토핑이 사진보다 빈약하다거나, 샐러드는 부실하고 맛이 없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낸다.

미국 뉴욕과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푸드 스타일링 회사인 애스티르 대표 에이미 워들은 “음식을 홍보하는 사진에 제품 자체에 없는 재료가 포함되면 안된다는 원칙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여지를 남겼다.

그는 “빵을 홍보하는 경우 빵 조각 사이에 스펀지를 끼워 샌드위치가 더 풍성해 보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즈가 흘러내리는 피자 한 조각을 만들기 위해서 같은 피자에서 가져온 치즈를 추가할 수도 있고, 시리얼은 우유를 사용하면 눅눅해지기 때문에 바삭한 식감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릇에 접착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고 이미지의 버거에는 마요네즈 때문에 빵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쑤시개를 종종 쓴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짜를 사용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구겨지거나 찢기지 않은 완벽한 빵을 찾기 위해 수십개의 빵을 골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작은 가위로 빵의 가장자리가 완벽하고 균일한 지 확인하며 부스러기를 정리한다. 또한 “갈변되지 않은 가장 신선한 양상추와 가장 붉은 토마토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소송 당한 미국 버거킹 와퍼의 온라인 이미지에서 고기 패티가 빵보다 더 크게 보인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아마도 소비자들이 실제 구입한 버거는 포장이 되고 열 램프 아래에 두면서 빵이 약간 찌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에서는 패티가 잘 보이게 앞으로 움직였을 수 있고, 특히 작은 빵이 사용돼 고기가 더 풍성한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패티 뒷면에 칼집을 내 가로로 펼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바솔로뮤 뉴욕 버팔로 대학의 법학과 교수는 광고 사진이 제품 허위가 아니라면 미국에서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광고에 일정량의 ‘뻥튀기’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만큼 똑똑하다. 바솔로뮤 교수는 “돈을 지불하고 실제로 속은 사람이 있냐는게 핵심인데, 실제로 TV에서 광고하는 와퍼를 똑같이 받는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느냐” 한다는 점이다.

미국 플로리다의 경우, 버거킹은 포스터에 나온 햄버거의 모습을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주장할 것 이라고 말했다.

판사는 TV나 온라인 광고를 토대로 한 주장들은 크기나 무게와 관련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증거가 없다며 기각했고, 매장 내 이미지에 대한 주장만 심리를 허용했다고 바르톨로뮤 교수는 지적했다. 광고에 과장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판매되는 이미지는 소비자가 보고 주문하는 계약의 일부에 가깝기 때문에 법정에서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바르톨로뮤 교수는 지금까지 잘못된 이미지를 근거로 한 소송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연방 무역 위원회도 이런 종류의 사건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