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택 청약을 신청할 때 부적격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청약에 당첨된 이후에 부적격 여부를 알 수 있어 불편을 겪는 사람이 많았다.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출범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디플정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을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로 작년 9월 2일 정식 출범했다.
출범 이후 지난 4월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 계획’을 공개했다. 4대 중점과제와 122개 세부 이행과제를 마련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현재 임무 중심의 17개 태스크포스(TF) 체제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고 위원장은 조만간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과제로 ‘행정부-사법부 칸막이 해소’를 꼽았다. 그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편의”라며 “위원회 출범 직후부터 행정부와 사업부 간의 칸막이 해소를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사법부가 보유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기존의 PDF 방식이 아닌 데이터 방식으로 행정부에 공유하도록 협의를 마쳤다. 현재 대법원에서 데이터화 작업이 마무리됐고 연내 행정부 시스템과 연계·적용할 계획이다. 시스템이 연동되면 여러 부문에서 국민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 청약 신청 시 적격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고 위원장은 “청약에 당첨된 후 뒤늦게 부적격 판정을 받는 국민 불편이 연말부터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관계 정보는 복지급여 수급 산정 등에도 활용된다. 그동안 공무원이 PDF 이미지 파일로 받아 수기로 입력하던 것을 데이터로 바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 행정의 효율성과 정확성도 향상된다. 일일이 서류를 발급해 다른 기관에 제출하는 불편을 줄여 ‘관공서 첨부서류 제로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급 건수가 연간 3075만건에 이르는 인감증명 요구 사무도 대대적으로 줄어든다. 관행적으로 인감증명을 요구하거나 필요성이 낮은 경우는 원칙적으로 인감증명 요구를 폐지하고, 폐지가 불가능한 경우는 디지털 방식의 대체 수단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부터 부동산 전자 등기를 신청할 때 인감증명서가 필요 없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AI가 단전·단수 데이터를 토대로 복지 사각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 필요성과 지원 방식 등을 확인하거나 AI가 통신사 기지국 접속정보 등을 활용해 밀집 위험 상황을 예측·분석하는 사업 등이 연내 추진된다.
이 밖에도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와 서비스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융합·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허브의 설계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디플정위원회는 정부의 예산 감축 기조에도 내년 예산으로 9262억원을 배정받았다. 올해(4192억원)보다 2배 이상 증액된 금액이다. 고 위원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각오도 다시 한번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