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 앞두고 교사 20만명 집결…"또 동료 잃었다"

입력 2023-09-03 11:55
수정 2023-09-03 11:59


세상을 등진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이틀 앞두고 교사 20만명이 국회의사당 앞에 집결했다.

3일 집회 주최측에 따르면 전날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한 교사는 20만4160명으로 집계됐다. 7주 연속 개최된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국회에서 1㎞ 거리에 있는 5호선 지하철역 여의도역까지 검은 옷을 입은 교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전국 교사들의 후원으로 제주도 등 섬 지역에서 1만5000여명의 교사가 항공편 등으로 상경했다. 전국 각지에서 대절한 버스도 600여대다.

이날 모인 교사들은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초구 서이초 교사에 이어 최근 경기 고양시와 전북 군산시에서 초등 교사가 잇따라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집회 사회자는 연단에 올라 “무더운 여름 매주 빠지지 않고 교사 생존권을 이야기했음에도 또다시 2명의 동료를 잃었다”며 “교사의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는 건 7주 전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서이초 교사의 전 동료라고 밝힌 한 교사 역시 “7주째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법 개정에 진정이 없는 현실에 화가 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아동복지법 개정과 학생·학부모·교육당국 책무성 강화, 분리 학생의 교육권 보장, 통일된 민원 처리 시스템 개설, 교육 관련 법안·정책 추진 과정 교사 참여 의무화 등 8가지 내용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동시에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에 엄정 대응을 예고한 교육부를 규탄했다. 교사들은 이날 집단 연가, 임시휴업, 집회 등을 통해 동참할 계획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