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H&A(홈앤드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사장·사진)이 중국·독일 가전업계의 맹공에도 '생활가전 부문 정상' 입지를 지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류 사장은 2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3’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하는 중국 가전업계를 눈여겨 보고 있지만 경쟁은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한 인스타뷰 오븐을 비롯한 혁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며 "창원 LG스마트파크를 비롯한 '등대공장(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혁신 공장)'으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기술·가격 면에서 모두 앞섰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산업을 주도하면서 성과를 내고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이 이끄는 H&A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29조8955억원으로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생활가전업계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중국의 거센 맹공에도 1위 자리에 금이 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양분한 의류관리기 시장에 독일 가전업체인 밀레가 진출한 데 대해선 "외려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밀레는 이번 IFA에서 의류관리기 '에어리움'을 처음 선보였다. 류 사장은 "밀레의 의류관리 시장 진출은 전형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의류관리기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자가 늘었다기보다는 해외에서 시장을 같이 키울 파트너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공세 전략도 마련했다. 30조원이 넘는 유럽 빌트인(붙박이 설치형) 가전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류 사장은 "볼륨존(중저가) 시장을 공략해 빌트인 본고장인 유럽에서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 시장에 이어 이탈리아 빌트인 시장에서 학습을 거쳤다"며 "강자들이 많은 유럽 시장에서 성능을 차별화한 제품으로 두드러진 실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 빌트인 시장은 2022년 기준 244억달러(약 32조2400억원)로 집계됐다. 전 세계 빌트인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다. LG전자는 2018년 초고급 빌트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LG전자는 이번 IFA 2023에서 초고가 빌트인 제품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 이어 보다 대중적 제품을 이번 IFA에서 공개했다. 인스타뷰 오븐과 식기세척기 후드일체형 인덕션 등이 대표적이다.
베를린=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