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63)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전략기획실장(57)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하는 인사를 1일 단행했다. 지난해 9개 계열사의 대표를 새로 선임한 대규모 인사를 낸 것과 비교하면 소폭 인사다. 변화보단 안정, 위기 속 기회를 잡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여 부회장은 2019년 3월 각자대표로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고, 2019년 12월 단독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 금융사업 및 재무관리 전문가다. 대표에 오른 이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보험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분야의 시스템 구축 등 신사업 확대에 힘을 쏟았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신제도 시행에 대비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환, 영업채널 변화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단행해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하는 등 보험 판매 채널의 변화를 이끌었다. 올해 1월엔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는 등 영업력 확대에 나섰다. 해외시장에선 베트남법인이 진출 15년 만에 누적 흑자를 냈으며,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엔 보험사 최초의 상생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등 사회적 역할도 충실히 했다.
김 내정자는 1991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전략팀장, 기획실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친 ‘기획통’이다. 중국 통합법인인 옛 한화차이나, 대전 타임월드 사업장 점장 등을 맡아 유통 부문의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내정자가 프리미엄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 사업 재편 및 신규 사업 진출에 맞춰 계열사 9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에 비하면 소규모 인사로 평가된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 조직 안정화와 미래 신성장동력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한화 관계자는 “변화보다는 안정, 위기 속 기회를 잡는 데 중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가 최고경영자(CEO) 책임 아래 선제적으로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규/최한종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