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무기한 단식 투쟁 2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드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다’며 전날 단식에 들어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이 대표에게 전화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전화드렸다”고 말했다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 잘 견뎌내겠다”며 “더 이상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권 대변인은 “두 분이 현 정부에서의 어려움과 걱정스러움에 공감했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조사 일정을 놓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오는 4일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에 출석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조사 당일 오후 ‘후쿠시마 해양투기철회 국제공동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며 오전 조사만 받겠다고 했다.
이에 수원지검은 “오전 두 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모두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은 “검찰이 4일 출석 일정을 거부했다”며 “정치 수사로 이 대표와 민주당을 흠집 내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그러더니 4일 출석 자체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소환에 응하지 않고 전남 목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왜 그날만 조사해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어느 국민이 두 시간만 조사받고 나오겠다고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지 돌아봐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대정부 총력 투쟁에 나섰지만 당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27%로 1주일 새 5%포인트 하락했다.
한재영/권용훈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