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경고 없이 갑자기 심장이 멎는 '급성 심정지'는 24시간 전에 뚜렷한 예고 신호가 나타나며 이 신호는 남녀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헬스 시스템 슈미트 심장 연구소 심정지 예방센터장 서미트 척 박사 연구팀은 급성 심정지 환자의 50%는 심정지 하루 전에 최소한 한 가지의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며 그 증상은 남성은 흉통, 여성은 호흡곤란으로 남녀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역사회 급사 예측'(PRESTO) 연구와 '돌연사 연구'(SUD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디지털 건강'('Lancet Digital Health) 최신호에 발표됐다.
급성 심정지는 심장 박동이 갑자기 멈추는 것을 말한다. 환자 대부분이 사망해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발생 시간과 방식을 예측하기 어렵고 사전에 증상이 없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국내에서는 급성 심정지가 한 해 3만건 이상 생긴다.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3000명을 밑도는 점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많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 나타난 여성은 급성 심정지 위험이 3배, 돌연한 흉통이 나타난 남성은 급성 심정지 위험이 2배 높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급성 심정지 환자 중 소수는 남녀 모두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유사 경련,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두 연구가 진행된 지역은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와 오리건주의 포틀랜드로 서로 달랐지만 이같은 결과는 같았다.
다만 흉통과 호흡 곤란은 다른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급성 심정지가 임박한 신호라고는 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증상이 급성 심정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