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올림픽 3대장'서 상가 지분 쪼개기 못한다

입력 2023-08-31 17:35
수정 2023-09-07 16:36
서울 송파구 ‘올림픽 3대장’으로 불리는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에서 ‘상가 지분 쪼개기’가 금지될 전망이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 예정인 단계에서 적용하는 행위허가제한을 재건축 추진 초기인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까지 선제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적은 금액으로 새 아파트 입주권을 얻으려는 상가 지분소유자가 급증하자.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행정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송파구는 31일 여덟 개 재건축 단지의 ‘행위허가 및 개발행위허가제한안’을 열람 공고했다. 이번 공고에는 아시아선수촌, 올림픽선수기자촌, 올림픽훼밀리타운과 오금동 가락우창·오금현대, 풍납동 극동·미성, 가락동 가락우성1차가 포함됐다. 2주간 공고 후 주민 의견을 반영해 결정 고시하면 바로 시행된다.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정비구역 지정이 예정된 단계에서도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1회에 한해 3년간 지방자치단체가 고시를 통해 행위허가제한을 걸어 토지 분할과 건축물의 신·증축을 금지할 수 있다. 상가 토지 분할로 토지 등 소유자가 수십 명씩 늘면 아파트 조합원과의 갈등으로 재건축이 지연되는 사례가 흔하기 때문이다. 서초구에서는 신반포2차와 서초진흥아파트, 강남구에서는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6·7단지 등이 상가 지분 쪼개기 때문에 재건축이 늦어지거나 아파트 소유자와 마찰을 빚고 있다.

송파구가 이번에 행위허가제한을 거는 단지 중에는 이제 막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을 시작한 단지도 포함됐다. 아시아선수촌은 지난 6월, 올림픽훼밀리타운과 올림픽선수기자촌은 각각 1월과 2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비용을 모금 중이거나 재건축 추진 방식을 두고 논의하는 단계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주민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단계에서 행위허가제한을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과거에는 사유재산 침해라고 반발이 크던 제도인데 지금은 빠른 재건축 추진을 위해 오히려 지정을 원하는 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강남구가 3월 대치동 미도아파트,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등 일곱 개 단지를 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초구(반포미도1·2차), 양천구(목동 1~8·10·12~14단지, 신월시영)도 주요 재건축 단지를 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