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에 '4기 암' 진단…사교육 없이 EBS만 보고 서울대 갔다

입력 2023-08-31 09:33
수정 2023-08-31 09:40

고등학교 3학년 수험 생활을 앞두고 암 진단을 받은 한 학생이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EBS 학습만으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해 화제다.

EBS 뉴스는 지난 30일 올해 서울대 역사학부에 합격한 이현우(19)군의 사연을 전했다. 이군은 '꿈장학생' 우수상을 받은 학생으로, 교육부와 EBS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학교 수업과 EBS 학습만으로 목표를 이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군은 2021년 동생이 백혈병에 걸린 뒤 혹시나 해서 받은 검사에서 암을 발견했다. 고3 수험 생활을 시작하기 전이었던 지난해 1월, 이군은 귀밑 침샘에 암세포가 생기는 이하선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이군은 "수술해도 안면 마비 확률이 70%에 달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술을 마친) 2월이 지나면 내가 어떤 모습으로 앞으로 살아가게 될지를 모르겠더라"고 막막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군은 암 판정 이후 고향인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수술하고, 같은해 4월부터 한 달 반가량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했다.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시도 때도 없이 코피가 났고, 밥을 삼킬 때도 고통이 뒤따랐다.

고된 투병 생활로 휴학까지 고민했지만, 이군은 온라인 수업으로 타지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왔던 담임교사와 EBS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군은 "방황하던 상황에서 윤혜정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를 듣고 있던 중이었는데 (저의) 사연을 윤혜정 선생님이 읽어주셨다"며 "되게 공감해 주시고 또 할 수 있다고 잘 될 거라고 응원해 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투병 중에도 하루 13시간씩 공부에 몰두했던 이군은 다니던 제주제일고를 문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당당히 서울대에 합격했다. 힘든 투병 생활을 딛고 서울대에 합격한 이군을 EBS는 꿈장학생 10명 중 1명으로 선정했다.

한편, 꿈장학생 최우수상 수상자는 아버지의 심근경색 투병과 조부상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던 곽수현양이었다. 곽양은 기초수급생활자에게 무료 배부되는 EBS 교재로 공부한 끝에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