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중국 정부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동 계정 7700여개를 삭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분기별 보안 보고서를 내고 중국과 관련 있는 페이스북 계정 7704개, 페이스북 페이지 954개, 인스타그램 계정 15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계정은 미국과 서방의 외교 정책을 비난하며 가짜 뉴스를 생산했다고 메타 측은 설명했다. 콘텐츠를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태국어, 웨일스어로도 작성했다.
메타는 이런 계정들을 스패무플라주(spamouflage·스팸과 위장의 합성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중국 곳곳의 사무실에서 운영됐으며, 교대제로 인력을 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초 페이스북과 유튜브, X(옛 트위터) 등 대형 소셜미디어(SNS)에 콘텐츠를 올리다 최근에 레딧, 쿼라오, 비메오 등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활동범위를 넓혔다고 봤다.
다만, 메타 측은 중국 정부의 선동이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문법과 철자가 틀린 경우가 많고 문맥도 맞지 않아 이용자들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같은 콘텐츠를 하루에도 여러 번 올리는 등 운영상의 미숙함도 보였다. 메타의 보안책임자 벤 님모는 “중국의 선동 계정은 현재 인터넷 물밑에서 진행되는 비밀공작 중에서 가장 거대한 공작”이라면서도 “중국 요원들이 다른 곳에서 복사해온 메시지를 계정에 올리기 전에 내용을 읽어보거나 퇴고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타는 최근 6년간 중국 정부가 배후로 지목되는 계정들을 모두 7회에 걸쳐 적발했다. 메타는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통해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정기적으로 이를 단속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