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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부 지방정부의 자금조달용 특수법인 LGFV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
30일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중국은행(뱅크 오브 차이나)은 이날 "일부 지방정부의 LGFV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해 자사 자산의 질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다만 자사의 LGFV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위험은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특정 인프라를 건설할 때 LGFV로 불리는 특수 법인을 만든 뒤 그 법인이 채권을 발행하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실제로는 지방정부가 조달한 돈이지만 공식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 탓에 중앙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이는 '그림자 금융'의 일종으로, 이처럼 음성화된 부채는 중국 경제의 숨은 뇌관으로 지목되곤 한다.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내 LGFV가 조달한 자금이 2019년 40조 위안(약 7183조원)에서 2022년 말엔 66조 위안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LGFV의 숨겨진 부채를 포함해 중국 지방정부의 총 부채가 23조 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보기도 했다.
중국 경제 둔화 속에서 최근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지방정부들의 재정도 악화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3년 간 방역 비용으로 막대한 지출을 한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주 수입원인 토지 사용권 판매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