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29일 중단한 자국 내 공장 14곳의 가동을 30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공장 가동을 모두 중단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생산 차질 장기화 위험은 해소됐지만 이번 사태로 도요타의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적기공급생산)’ 시스템이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日 14곳 공장 가동 재개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오후 늦게 30일부터 일본 내 14개 자동차 공장의 가동을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12개 공장은 오전부터 정상 가동하며 후쿠오카현 미야타 공장과 교토부 다이하쓰공업 교토 공장 등 나머지 2곳은 오후부터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도요타는 부품 발주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해 일본 내 14개 자동차 공장 중 12곳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나머지 2곳도 오후에 중단했다고 밝혔다. 렉서스, 코롤라, 캠리,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등 모든 차종을 생산하는 라인에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그룹 대변인은 “문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사이버 공격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발표 당시 오류 해결 및 공장 가동 재개 시점이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3월 부품 공급사인 고지마프레스공업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으면서 도요타는 하루 동안 일본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당시 하루 만에 약 1만3000대의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어 고스란히 회사의 손실로 기록됐다.
○“공장 가동 중단 반복 문제”도요타는 신차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이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541만 대로 2위인 독일 폭스바겐(437만 대)과 100만 대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일본 내 14개 공장에서는 전 세계에 출하하는 자동차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는 올 2분기(4~6월)엔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분기 기준 1조엔(약 9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1209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었다.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의 세계 생산량은 254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하며 분기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족 문제가 완화돼 생산이 회복된 데다 엔화 약세로 판매도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이날 사고는 도요타가 최근 생산량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터졌다. 올 5월 도요타는 “지난 몇 년간 차량 출하에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공급이 개선돼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엔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101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생산량을 11% 늘린 것이다.
BBC는 “소위 ‘저스트 인 타임’ 시스템의 선구자인 도요타가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품 배송이 중단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요타는 신중함을 중시하는 경영 문화를 토대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해 해결해야 궁극적으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여긴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자연재해, 사이버 공격, 부품 조달 문제 등 다양한 문제 때문에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자주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도요타 주가는 전날보다 0.21% 하락한 2431.5엔에 장을 마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