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K원전 산업…8000억 수출 일감 풀린다

입력 2023-08-29 18:30
수정 2023-09-07 16:51

경기 안산의 수처리설비 기업 금화정수는 최근 원전 연구인력을 다섯 명에서 열 명으로 늘렸다. 정부가 작년 8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에 이어 올해 6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 제거 설비 수주에 성공하면서 원전 수출이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화정수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기자재를 납품한 경험이 있어 엘다바 원전 건설의 기자재 수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김성용 금화정수 부사장은 “이집트 엘다바 원전 일감을 따내면 새울 3·4호기 설비 수주 이후 7년 만에 원전 일감을 수주한다”며 “꿈에 엘다바가 나올 정도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원전 생태계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 수출 일감 발주에 속도를 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원전 수출일감 통합 설명회’를 열고 총 104개 품목 8000억원 규모의 해외사업 기자재 발주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엘다바 사업과 체르나보다 사업의 기자재 공급을 오는 10월부터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엘다바 사업은 총 81개 품목 6900억원, 체르나보다 사업은 23개 품목 1100억원 규모다.

앞서 문재인 정부 5년(2017~2021년) 동안 원전설비 수출계약액은 7009억원(약 5억3020만달러)이었다. 이집트·루마니아 두 개 사업만으로도 문 정부 5년치 일감보다 더 큰 규모의 일감이 풀리는 셈이다. 모처럼의 수주 기대가 반영된 듯 이날 설명회에는 150여 개 업체에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준비한 자리가 모자라 일부 참석자는 행사장 뒤편에 서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성모 안국엔지니어링 사장은 “2017년 신한울 1·2호기 이후 원전 일감을 하나도 수주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매년 한 개 프로젝트 이상의 수주 일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산=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