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고(故) 김혜빈(20)씨의 유족들이 그의 이름과 영정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허락한 가운데, 김씨가 생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 일부도 알려졌다.
김씨가 아주대병원에 입원했을 때부터 김씨 가족과 만나온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의 명복을 빌면서 그가 생전 SNS에 올린 글 일부를 발췌해 공유했다.
이 도의원에 따르면 김씨는 "고비가 있을 때마다 좋은 어른들이 있어 준 것이 감사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적었다.
이 도의원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미대생 혜빈이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려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던 성실한 학생이었고, 본인이 의지했던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길 바랐던 바른 학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은 더 이상 혜빈이가 익명으로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기억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들어 이렇게 혜빈이의 빈소에서 알린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3일 피의자 최원종(22)이 몰고 인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후 연명치료를 받아오다 25일 만인 전날 밤 끝내 숨졌다. 김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미대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도 김씨는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앞서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했다. 이후 차에서 내려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김씨 사망에 앞서 이 사건으로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망했다. 김씨의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8시께 진행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