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후 국내 수산업계 소비가 위축될 것을 우려해 대통령실이 구내식당 메뉴를 우리 수산물로 구성하는 등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용산 대통령실과 대통령 경호처 구내식당의 이날 점심 주요 식단은 광어·우럭 등 모둠회와 고등어구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실은 국민이 안전한 우리 수산물을 안심하고 소비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28일부터 1주일간 매일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우리 수산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오는 29일에는 제주 갈치조림과 소라 무침을, 30일에는 멍게비빔밥과 우럭 탕수, 31일에는 바다 장어 덮밥·전복 버터구이·김부각, 9월 1일에는 물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9월 이후에도 주 2회 이상 우리 수산물을 주메뉴로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제공되는 우리 수산물 메뉴는 국민들의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갈치·소라·광어·고등어와 최근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도 전복과 통영 바다 장어, 그리고 멍게와 우럭 등이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3000원으로 공직 사회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외부인에게는 5000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국방부·합동참모본부(합참) 구내식당의 점심 가격은 6000원으로 대통령실 구내식당의 2배다. 이날 준비된 회는 약 25분 만에 모두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구내식당 가격은 용산으로 이전하기 전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에서도 같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방부 구내식당 등은 물가 상승을 반영해 1000원을 올리는 등 조치를 취했으나 대통령실 구내식당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 중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조승현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수석상임부위원장은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서 수산물이 대통령실 구내식당 메뉴로 나온 것과 관련해 "당연하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도 사실은 코로나19 백신이 들어왔을 때 백신 안전성이 문제가 됐을 때 대통령부터 나서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그때 가장 위험했다고 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다 맞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통령실 구내식당 메뉴를 듣고 "저도 다시 대통령실 가고 싶다"며 "물론 어민들의 문제, 이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국민들이 갖고 있는 수산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지금 대통령실이 수산물 위주의 메뉴로 다 불식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 이렇게 노력을 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신다면 어느 정도는 뭔가 불안한 마음들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