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사퇴를 거부해 논란이 예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협회 긴급 총회 자리에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거짓된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이라며 자신의 입맞춤이 상호 간 동의로 나온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은 지난 20일 스페인이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대0으로 꺾은 후 발생했다. 당시 루비알레스 회장은 시상식 단상에서 기뻐하며 헤니페르 에르모소(33)를 껴안았고 갑자기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더니 입을 맞췄다.
이후 에르모소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역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언급하면서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자신을 안아서 들어 올려달라는 게 에르모소의 요청이 있었으며, '가볍게 키스해도 되냐'는 요청에 '그렇게 하라'는 답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르모소는 키스에 동의한 적 없고, 루비알레스 회장이 언급한 대화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떤 직장에서도 이런 동의 없는 행동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에르모소를 비롯한 여자대표팀은 루비알레스 회장이 자리를 지키면 경기를 뛰지 않겠다며 보이콧 성명을 낸 상태다. 유럽 매체에 따르면 FIFA가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통보했고, 스페인 정부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스포츠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