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무빙…웹툰 인기작은 '흥행 보증수표'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3-08-27 09:00
수정 2023-08-28 15:57

‘흥행보증수표.’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나 드라마엔 늘 ‘흥행이 보장된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따금 이름값을 못 하는 사례가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시선을 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의 활약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스크걸’은 지난 18~24일 1주일간 누적 시청 1920만 시간을 기록했다. 국내 드라마로는 1위, 글로벌에선 비영어권 드라마 2위에 올랐다. 디즈니플러스도 최근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역대 국내 서비스를 통틀어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빙 역시 동명의 카카오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웹툰 지식재산권(IP)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두 작품 모두 웹툰 시절에도 ‘고정 독자층’을 형성한 유명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마스크걸은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연재된 작품이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직장인 김모미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하던 중 의도치 않게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일대기를 그렸다. 19세 이상 제한에도 연재 당시 종합 순위 톱10을 놓치지 않았다. 무빙은 강풀 작가가 2015년 5~9월 카카오웹툰(당시 다음웹툰)에서 연재해 누적 조회수 2억 회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의 경쟁력으로 ‘서사의 완결성’을 가장 먼저 꼽는다. 완결된 스토리를 시각화한 콘텐츠여서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 웹툰은 스토리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가 많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는 “한국 웹툰에는 엄청난 스토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웹툰은 한국의 유력한 서사 매체가 됐다”고 분석했다.

기존 팬덤을 고정 시청자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배우 캐스팅이 원작 웹툰과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느냐는 늘 화젯거리다. 원작과 닮은 배우가 캐스팅될수록 몰입도가 높아 보는 재미를 더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마스크걸의 이한별, 안재홍이 대표적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콘텐츠가 성공하면, 그 인기가 웹툰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은 드라마 공개 후 조회 수가 80배 늘었다.

웹툰업계 양대 축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IP 활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웹툰 기반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한다. 네이버웹툰 인기 연재작인 ‘스위트홈 시즌2’ ‘이두나!’ 등이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