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보다 빠른 괴담…건어물 '사재기'

입력 2023-08-25 18:25
수정 2023-09-04 15:44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가 지난 24일 시작되자 일부 유통업체에서 사재기 조짐이 나타났다. 방류 첫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소금, 김, 건어물 등의 매출이 급증했다. 정부는 불안 심리가 수산물 소비 급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총력전에 나섰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e커머스 업체 A사에서 전날 소금 매출이 전주 같은 날보다 11배 폭증했다. B대형마트에서는 소금 매출이 1년 전 같은 날보다 250%, 전복은 8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금값이 강세를 보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 소금(5㎏)은 소매시장에서 평년(평균 8156원)보다 53.3% 오른 1만2505원에 거래됐다.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한 일부 어종의 소매가는 반대로 소비가 위축돼 급락했다. aT는 국산 갈치의 25일 소매가를 마리당 평균 5050원으로 집계했다. 한 달 전보다 19.6%, 평년보다 32.7% 낮은 가격이다.

정부는 오염수 공포 심리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할인대전’, 11월에는 ‘코리아 수산페스타’를 대규모로 열 예정이다.

정치권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방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기어이 환경 전범의 길을 선택했다”며 “윤석열 정권은 일본의 환경 범죄를 방조한 공동정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염수 불안을 부추기며 우리 수산업에 타격을 주는 반국가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를 찾아 “야당이 괴담과 선동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 얻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경제/허세민/한재영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