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의 구도심인 평택갑은 2015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준공과 함께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지역이다. 2017년 기준 50만2870명이던 평택시 인구는 지난달 기준 58만7093명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3040세대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 아파트 매물을 물어보는 고객이 늘었다”며 “일반산업단지인 ‘브레인시티’까지 들어서면 약 1만8000가구가 새로 입주한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와 밀접한 평택갑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원유철 전 의원은 이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했다. 보수가 수도권에서 열세를 보인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평택갑에선 승리할 정도로 전형적인 민주당 약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원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2026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데다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선 21대 총선 이후 평택을에서 평택갑으로 넘어온 비전1동을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주목하고 있다. 비전1동은 2020년 기준 3만5112가구로 평택시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평택소사벌휴먼시아1·2단지(2052가구)와 평택소사배꽃마을4단지(984가구) 등 지난 10년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꾸준히 들어선 결과다.
비전1동은 거주자들도 젊은 편이다. 2020년 기준 40.6세인 평택시 평균 연령과 비교해 36세로 4.6세 젊은 지역이다. 한 민주당 지역 관계자는 “비전1동의 전체 인구 가운데 40% 정도가 3040세대로 추정된다”며 “지역을 돌면 아이를 데리고 거리에 나온 부모님 지지자 분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비전1동은 21대 총선에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승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평택갑 12개 면·동 중 8개 지역에서 홍 의원이 밀렸지만, 비전1동에서 3199표 차로 경쟁 후보를 누르며 2.81%포인트 차이의 신승을 거둔 것이다.
평택갑 구도심 재개발이 탄력을 받으며 아파트촌으로 개발되고 있는 점도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특히 연구시설과 주거시설, 상업시설을 총망라하는 브레인시티에는 KAIST 평택캠퍼스가 2025년, 아주대 평택병원이 2027년에 들어서며 대규모 아파트 입주도 잇따를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홍 의원이 22대 총선에서도 공천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최호 전 경기도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당협위원장은 “구도심은 아직도 보수 성향이 우세한 편”이라며 “민주당을 상대로 승산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