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공직자들은 ‘기업의 성장이 국가의 성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기업에 이익이 되는 행정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24일 지시했다. 공무원들의 ‘소극행정’ 때문에 규제혁신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을 지적하고, 이런 문화를 과감하게 바꾸라고 주문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공직자들의 인식 변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부가 사법부처럼 기업의 신청에 대해 규정에 맞는지 가부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마치 판사처럼 “규정에 어긋난다”며 기업의 신청을 거부할 게 아니라 규정 개정 등 다양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확 바꿔나가야 한다”며 “쉽게 풀 수 있는 규제를 넘어서서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꼭 풀어야 하는 ‘킬러규제’ 혁파에 우리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킬러규제에 대해 ‘투자의 결정적 걸림돌이 되는 규제’라고 정의했다.
이어 “킬러규제를 혁파해 투자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소비가 촉진돼 시장이 활성화된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정부가 소극적이어서는 안 되고, 필요하면 규정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주지사들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규제를 푸는 공직자들이 빨리 승진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규제혁신 속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를 푸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사업하는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기 때문에, 되든 안 되든 정부가 빨리 결론을 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1400여 건의 규제 개선을 완료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장에서는 더 과감하고 더 빠른 속도로 시행하기를 요구한다”며 “총성 없는 경제전쟁에서 한시가 급한 기업들이 뛸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혁신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하는 데 있다”며 “규제가 선의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이것이 시장을 왜곡하거나 독과점을 형성해 내기도 해 결국 규제가 공정한 경쟁을 훼손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혁신은 우리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기업 중심, 민간 중심의 시장경제를 정착시키고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전략이기도 하다”며 “정부는 민간의 자유로운 투자와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제도를 걷어내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